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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를 향한 도전: 2025년 한국과 일본의 대담한 행보

수소를 향한 도전: 2025년 한국과 일본의 대담한 행보

지난 봄, 저는 한국 수소 산업의 야심찬 목표와 당면 과제, 그리고 이를 지원할 국제 혁신 기업들의 역할에 대해 글을 썼습니다.

이번 글은 그 연장선에서, 그동안 한국과 일본이 수소 전략을 어떻게 진전시켰는지, 그리고 인프라 격차나 탄소 집약도 문제 등 핵심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가고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아울러 2025년 ‘뱀의 해’를 맞아 전 세계 기술 기업들에게 가장 유망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산업 분야를 조명합니다.


친환경 수소 생산으로의 전환


2010년대 후반부터 2020년대 초반까지, 한국과 일본은 수소 생산 및 인프라 확충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낙관적인 분위기를 형성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수소 생산 과정의 탄소 집약도 문제가 간과되었고, 이를 탈탄소화하려는 흐름이 이후 기술 전환을 이끌었습니다.

두 나라는 기존의 천연가스 개질(SMR) 및 부생 수소 방식에서 벗어나, PEM(양성자 교환막)과 AEM(음이온 교환막) 전해조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 전기분해 기술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현대차와 혼다를 비롯한 기업들이 대규모 상용화를 추진 중이며, 한국은 2026년까지 10MW급 PEM과 12.5MW급 AEM 시스템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30년까지는 기가와트(GW)급 설비 구축이 예정돼 있으며, 20MW 모듈형 AEM 시스템, 200MW 고체산화물 전기분해(SOEC) 같은 차세대 기술이 효율을 90%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러한 친환경 수소 생산 기조 속에서, 저희는 미국의 수소 에너지 기업 Utility와 한국의 산업 탈탄소 선도 기업 GH EnA 간의 협력을 성사시켰습니다. 이들은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고체산화물 기반 시스템으로 바이오가스에서 탄소 네거티브 수소를 생산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합니다. 이번 계약은 앞서 한화와 국내 대형 가스 회사와 맺은 두 건의 계약에 이어 세 번째 성과입니다.

 

수소 운송·저장 혁신


한국과 일본은 수소를 친환경적으로 생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자국 내 에너지 자원 한계로 인해 대규모 수입이 불가피합니다. 한국은 2050년까지 수소 공급량의 80% 이상을 해외에서 조달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에 따라 액화수소 운송·저장 인프라 투자가 활발합니다. 한국에서는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이 올해 하반기 액화수소 운송 테스트를 시작하며, HD현대중공업과 한국가스공사(KOGAS)도 액화수소 저장·운송 기술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창원과 울산에 액화수소 플랜트를 건설하고, 극저온 저장탱크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일본은 세계 최초의 액화수소 운반선 ‘스이소 프론티어(Suiso Frontier)’를 2022년 호주-일본 구간 시범 운항에 성공시켰고, LOHC(액체유기수소운반체)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나노구조 촉매·열전도 소재를 활용하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이러한 기술들은 호주·중동 생산 거점과 동아시아 수요지를 연결하는 핵심 열쇠가 될 것입니다.

가와사키중공업의 액화수소 운반선. 사진: Hunini

전력과 모빌리티

한국은 수소 운송·저장 분야에서의 성과에 더해, 대규모 연료전지 발전소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이 보유한 발전소 용량은 전 세계의 3분의 1 이상, 총 1GW를 넘어섭니다. 여기에 청정수소 발전 의무화 제도(CHPS)가 시행되면서 발전사들이 청정수소를 적극적으로 채택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변화가 예고됩니다. 현대차는 지난 4년간 3만5천 대의 넥쏘를 판매한 경험을 바탕으로, 신형 수소차 이니티움(Initium)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일본의 도요타는 수소 내연기관 기술 개발을 가속하며 현대차·혼다와 함께 수소차 시장 경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비록 최근 몇 년간 수소전기차(FCEV) 판매 성장세는 기대에 못 미쳤지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수소차 대중화 목표를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왼쪽: 현대차의 차세대 수소전기차 ‘이니티움(Initium)’. 오른쪽: 도요타의 수소 콘셉트카

해외 혁신기업에 열려 있는 시장

한국과 일본은 친환경 수소 생산, 운송·저장, 발전, 모빌리티 분야에서 뚜렷한 진전을 보였지만, 내구성·안전성·효율성을 강화하려면 여전히 국제 협력이 필요합니다.

한국의 경우, 수소 저장용기·수소차·연료전지 스택의 내구성과 안전성을 높일 첨단 코팅 기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에너지 효율형 전기분해 시스템, 암모니아 분해 기술, 수소 유통 인프라 분야도 해외 기술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진입 기회를 제공합니다.

일본은 SOFC(고체산화물 연료전지) 기술에서 앞서가고 있지만, 고온(700~1,000℃) 운전 시 소재 열화·열 안정성·장기 성능 저하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노구조 소재, 고엔트로피 산화물, 차세대 전해질 등 첨단 세라믹 가공 기술을 전 세계에서 찾고 있습니다. 이런 기술은 SOFC의 운전 온도를 낮추고 효율과 수명을 개선해 상용성을 높입니다.

이와 관련해, 저희는 영국 청정에너지 기업 세레스(Ceres)와 한국의 두산퓨얼셀 간 최소 3,600만 파운드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켰습니다. 두산은 SOFC 스택 양산을 위한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기술 이전 및 공동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세레스는 연료전지 판매에 따른 로열티를 확보하며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암모니아 기반 수소 운송·연소 기술 개발, 수소 충전소 확대, 도시가스망 내 수소 혼합 추진 또한 관련 분야 전문 기업에게 기회를 제공합니다. 한국은 효율적인 수소 유통 시스템, 일본은 대규모 저장 네트워크 구축에 투자하면서, 연료전지 부품·수소 물류·차세대 생산기술을 보유한 해외 기업들의 진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수소 산업의 미래를 여는 한국과 일본

 

지속적인 혁신과 투자를 통해 한국과 일본은 수소 산업의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청정수소 생산 확대, 운송·저장 문제 해결, 인프라·활용 기술 고도화까지—두 나라는 기술 혁신·환경 책임·경제 성장을 조화시키는 미래 지향적 접근으로 세계의 기준을 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길은 혼자 걸을 수 없습니다.
2025년, ‘뱀의 해’에 이들이 내딛는 과감한 수소 경제 행보는 전 세계 혁신 기업들에게도 함께할 수 있는 거대한 기회를 열어주고 있습니다.

 

일본이나 한국의 수소 산업 진출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고 싶으시다면, 딜쇼드 아크바로브(dilshod.akbarov@intralinkgroup.com)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Dilshod Akbarov
About the Author

Dilshod Akbarov

Based in Seoul, Dilshod specialises in the energy and environment sector and has managed 15 projects in the hydrogen and fuel cell space, helping international energy companies to expand in Asia.

Fluent in English and Korean, he was awarded a Korean Government Scholarship to study Business Administration & International Studies at Hankuk University of Foreign Studies in Seoul. Prior to joining Intralink, Dilshod worked at GS Group, the largest independent power producer in Korea, where he managed solar, wind and fuel cell proj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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