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아메리칸 드림?
최근 미국 시장은 전 세계 기업들에게 단순한 ‘혁신·최신 기술의 공급원’을 넘어, 신규 사업을 개척·전개하는 목적지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America First’ 기반의 산업 지원, 주(州)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 유치, 창업·실증 프로젝트 지원 등으로 세계 최대 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미국 시장의 구조와 해외 기업들의 사업 전략에도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오랜 기간 혁신·신규 사업 개발을 주도해온 아키모토 히데아키 씨와, 인트라링크 북미 사업 개발 담당 앨런 모커리지(Alan Mockridge) 는 해외 기업이 현지에서 착실히 사업을 전개하고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다음 항목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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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목적과 KPI 설정 – “왜 미국인가?”에 대한 정확한 목표과 성과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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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에서 ‘공동 창출’로 – 고객이 아닌 파트너와 무엇을 함께 구현할지 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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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제공하기’의 신뢰 구축 – 기술·서비스를 먼저 제공하고 신뢰를 쌓는 ‘Give First’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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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기반 R&D·실증 강화 – 지역 실증 프로젝트를 현지 기관/기업과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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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주도의 빠른 의사결정 – 본사 승인 대기 구조에서 권한 위임/즉결 체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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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있는 인재의 장기 배치 – 장기 배치/현지 채용/시니어 전문 인재의 전략적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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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과 실패를 허용하는 문화 – 계획 일변도에서 학습/복구 중심 문화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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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적 마인드 – 리서치/POC를 넘어 사업화/투자 집행까지
> 이 글은 위 결론에 이르게 된 배경과 함께, 미국 시장의 동향과 성공을 위한 전략을 Q&A 형식으로 정리합니다.
인물 소개
아키모토 히데아키(秋元秀昭氏): 2024년까지 미국 Yazaki Innovation에서 혁신 사업을 이끌었고, 2025년 캘리포니아에 AMS, Inc. 를 설립해 일본 중소 제조업 중심의 승계·해외 진출을 지원. Yazaki 재직 32년 동안 미국·브라질·독일·영국 등 근무.
앨런 모커리지(Alan Mockridge): 인트라링크 일본 오피스 대표를 거쳐 2006년 미국 법인을 설립, 2008년부터 실리콘밸리를 거점으로 북미 스타트업의 아시아 진출, 일본 대기업의 신사업 개발, 정부기관의 투자유치 지원 등 다각도로 미국 시장을 관찰·실행.
Q1. 미국에서 지금 주목해야 할 지역은 어디인가요? 진출지 선정의 새로운 시각이 있다면요?
아키모토: 최근 제조·기계 분야 일본 기업의 투자가 두드러진 곳은 텍사스입니다. 저 역시 본사는 미시간에 두었지만, 혁신 기능(Yazaki Innovations Inc.)은 텍사스 플레이노(Toyota North America 인근)에 새로 구축했습니다.
텍사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① 멕시코와의 공급망 연계, ② 풍부한 인재·천연가스, ③ 산업 인프라(반도체·에너지·물류), ④ 법인세 부재·비교적 완화된 규제, ⑤ 넓은 부지와 중앙 위치에 따른 동·서부 접근성, ⑥ 직항 노선, 낮은 생활비·유류비 등 정주성 때문입니다.
앨런: 동의합니다. 많은 혁신 기업이 실리콘밸리·보스턴을 선호하지만, 텍사스는 일본 기업의 산업 특성과 잘 맞을 때 강력한 대안이 됩니다. 주내에서도 휴스턴(오일·가스), 댈러스·포트워스(통신·데이터센터), 오스틴·샌안토니오(독자적 혁신 문화, SXSW) 등 지역별 특색이 뚜렷합니다. 또한 애리조나(반도체), 사우스캐롤라이나(자동차·첨단 소재), 워싱턴(ICT·재생에너지·푸드) 등도 주력 산업에 맞춰 세제·공공-민간 연계를 바탕으로 기회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미국은 대도시만이 답이 아닌 지역 분산형 기회가 많은 시장입니다.
Q2. 트럼프 행정부 재등장이 미치는 영향 속에서,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아키모토: 아직 '정답은 없다'가 현실입니다. 다만 현지에서는 관세가 높을 때/낮을 때 등 복수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플랜 B를 마련하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트럼프의 협상 스타일은 먼저 높은 장벽을 세우고, 이후 협상에서 조정하는 방식이기에 최종 결과는 초안과 달라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앨런: 관세 영향에 대한 내부 이해·여론의 변화를 지켜봐야 합니다. 그럼에도 혁신·R&D·신규 사업 창출은 계속 활발합니다. 일본은 주요 투자국으로서 남부·텍사스 제조거점을 꾸준히 확장 중이고, 실리콘밸리의 인재 유동과 사전에 확보된 예산이 있어 뚜렷한 위축은 제한적입니다. 엔저·관세가 예산 압박을 키우지만, 일본 기업의 자금력은 여전히 견조합니다.
Q3. 미국 시장에서 체감하는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앞으로 유망한 분야는요?
앨런: 인트라링크는 2008년부터 미국 시장을 모니터링 해왔습니다. 일본 기업은 오랫동안 오픈 이노베이션·테크 스카우팅에 투자했지만 성과의 한계가 있었습니다. 국내 시장 축소·인구 감소로 지금은 정보 수집보다 매출 창출 압력이 더 큽니다. 그래서 국내 중심이던 사업의 글로벌 전개, 일본 R&D에서 개발했지만 미상용 기술의 미국 상용화가 늘고 있습니다.
미국은 경쟁이 치열하지만 일본 기술의 품질·신뢰는 강점입니다(예: iPhone에 55개 일본 기업 부품 공급). 다만 언어·네트워크·지리·시장동학·경쟁·채널·고객 이해 등 시간·역량 부족이 장벽입니다. 저희는 데스크 리서치 + 현지 이해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Go-to-Market을 설계하고, 파트너 선정·PoC 실행·전시 PR·아웃리치·딜 파이프라인까지 지원합니다.
아키모토: 스타트업 생태계는 여전히 활발합니다. 특히 AI 붐에 편승하려는 움직임이 거세고, 대기업도 개발·시장 투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일본 CVC는 전체 딜 건수는 감소해도 건당 투자금이 확대되어 총투자금은 증가하는 경향입니다.
앨런: 화제성 높은 생성형 AI뿐 아니라 업무 효율·의사결정 지원 등 실용 AI 도입이 빠르게 확산 중입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EV·데이터센터·충전 인프라 수요가 재생에너지 투자를 밀어 올리고 있습니다. 정책 불확실성이 있어도 경제적 필요성이 강해 투자는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주정부 주도 산업 유치·실증 프로젝트도 활발해 지역 프로젝트 참여가 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일본 에너지 기업과 세제 우대 활용을 지원하며 지역 투자 기회를 함께 모색하고 있습니다.
Q4. 가시적 성과를 위해 해외 기업이 풀어야 할 과제와 해법은 무엇인가요?
앨런: 두 흐름이 뚜렷합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찾은 최첨단 기술을 사 와서 파는 방식을 넘어서, 자사 기존 사업의 북미 확대와 일본 R&D 기술의 미국 상용화가 늘고 있습니다. 이는 스타트업 의존도를 낮추며 전략적 효율성을 높입니다. 다만 투자·사업화 단계에 들어서면 의사결정 속도가 가장 큰 벽입니다. 기업가적 자세·결단, 즉 “우리가 이 비즈니스를 밀어붙인다”는 자신감이 필요합니다.
아키모토: 맞습니다. 본사 승인 대기 구조로는 미국 시장의 타이밍을 놓치기 쉽습니다. 현지에 권한을 위임해 신속히 움직일 체계를 갖춰야 합니다. 인사 측면에서도 2~3년 순환 파견은 네트워크·노하우의 축적·승계를 어렵게 만듭니다. 장기 담당자 배치 및 현지 채용 강화, 그리고 연령과 무관한 전문 인재의 전략적 파견이 필요합니다. 또한 도전·실패를 허용하는 문화가 현지 전개에 필수입니다.
앨런: 엘리베이터 피치(3분 내) 로 자신을 설득력 있게 소개하는 역량이 중요합니다. 초기 콜에서 세부 기술 설명을 요구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비전과 상대를 끌어들이는 스토리가 필요합니다. 예전에는 현지 경험자가 일본으로 복귀하면 경험이 살지 못하는 일이 많았는데, 요즘은 그 경험을 전략·인재 육성에 환류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습니다. 동시에 우수 인재의 현지 잔류도 자연스러운 흐름이므로, ‘인재의 유동성’을 수용하고 경험을 다시 살릴 환경을 마련해야 합니다.
아키모토: 저 역시 3월 말 일본 귀임 예정이었지만, 본사 배치가 핵심 사업(혁신 무관) 으로 정해져 스스로 미국 잔류를 선택했습니다. 이후 미국에서 0→1 신사업을 희망하는 일본 기업과 합의해 현지 법인을 세우고, 제로 베이스로 사업을 올리는 중입니다.
Q5. ‘수출’이 아닌 현지 공동 창출(Co-Creation) 을 추진하려는 일본 기업에는 어떤 지원이 필요할까요?
아키모토: 일본의 경우 인구 감소·디플레이션 여파로 내수 축소가 진행 중이라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중소기업이 많습니다. 그러나 언어·투자 허들 때문에 미국 진출을 망설입니다. 저는 우수한 제품·서비스를 미국에 소개하고 현지 가능성을 확장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 기업의 90% 이상이 중소기업이지만, 미국 정보의 비대칭으로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미국 중소기업도 일본·아시아 정보가 부족합니다. 양국 중소기업을 연결해 양방향 교류를 촉진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고자 합니다.
앨런: 인트라링크는 35년+ 신사업 개발 전문성을 바탕으로, 양측의 기대·가치관 차이를 이해하고 신뢰 기반의 사업 구축을 지원합니다. 현지 밀착 체계로 실행력·유연성·장기 지원을 갖추고, 전략 수립 → 실행 → 현지 사업 확립까지 엔드-투-엔드로 제공합니다.
마치며
불확실성을 이유로 미국 시장에 주저하는 일본 기업이 적지 않지만, 현지 사업개발 전문가들은 이 환경을 기회로 본다고 말합니다. 다만 성공을 위해서는 기업 문화·전략의 본질적 재점검이 필요합니다. 내수 축소로 해외 진출이 불가피한 지금, 끊임없이 변하는 세계 최대 시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관건입니다. 위 글이 귀사의 진출 전략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