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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산업도시에서 유럽 신흥 테크 허브로

맨체스터, 산업도시에서 유럽 신흥 테크 허브로

영국 북서부에 위치한 맨체스터는 산업혁명 시대를 대표하는 세계적 공업 도시였습니다. 20세기 제조업 쇠퇴로 한때 침체를 겪었지만, 축적된 산업 기반을 토대로 첨단 엔지니어링·제조업(Advanced Engineering/Manufacturing), 디지털·바이오·클린테크 등 차세대 기술을 중심으로 다시 부상하고 있습니다.

지금 맨체스터는 단순히 영국의 지방도시가 아니라, 스타트업과 글로벌 기업이 모여드는 테크 허브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을 내다본 도시 전략

맨체스터는 10개의 행정구에 걸쳐 약 300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으며, 맨체스터 대학을 포함해 세계 톱 100에 드는 5개의 대학이 위치한 도시입니다. 최근 도시가 다시 활기를 되찾게 된 배경에는, 과거 산업 구조 변화로 인한 경제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진행해온 공장 부지 재개발, 신산업 육성, 글로벌 기업 유치 노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과거 산업 지대였던 Salford Quays 재생 프로젝트, ‘MediaCityUK’입니다. BBC(2011년), ITV(2013년) 같은 대형 미디어 기업이 이주하면서, 지금은 200개가 넘는 크리에이티브·테크놀로지 기업이 모여드는 활기찬 지역으로 성장했습니다. 이 성공은 단순히 고용 창출에 그치지 않고, 도시 이미지를 새롭게 바꾸는 계기가 되었고, 그 결과 Microsoft와 Siemens 같은 글로벌 기업은 물론 Starling Bank, Booking.com 같은 영국 발 성장 기업들도 연이어 맨체스터를 거점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한편, 그레이터 맨체스터 합동청(GMCA) 산하 혁신 부문인 Innovation Greater Manchester(IGM) 은 맨체스터를 4차 산업혁명의 리더 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기업 성장 친화적 환경 조성과 AI·디지털 기술·바이오테크놀로지 등 차세대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맨체스터는 영국 국가 차원에서 세운 목표보다 12년 빠른 2038년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하고, 넷제로 기술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3년 12월에는 오사카시와 상호 교역·투자 촉진을 위한 3년간의 파트너십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이어 GMCA가 운영하는 투자유치 기관 MIDAS는 해외 기업 유치와 스타트업 지원의 일환으로 저희 회사를 일본 내 FDI 유치 파트너로 임명했으며, 오사카 엑스포에는 맨체스터 시장을 포함한 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일본과의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넷데로(Net-Zero)가 이끄는 기술 발전

맨체스터는 2038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내걸고, 수소 에너지부터 전기차 배터리용 신소재까지 다양한 연구를 선도하며 클린테크 분야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본격화되면서, 해외에서도 관련 분야의 조직과 기업들이 속속 맨체스터에 거점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글로벌 물류기업 CMA CGM이 설립한 프랑스 출신 인큐베이터 ZEBOX는 싱가포르와 미국에 이어 2023년 맨체스터에 새로운 거점을 열었습니다. 특히 이곳은 AI × 클린테크를 핵심 테마로 삼아, 공급망 혁신 스타트업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024년에는 인트라링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유럽 최대의 클라이밋테크 허브 Sustainable Ventures가 맨체스터에 두 번째 영국 거점을 세웠습니다. 새 오피스는 맨체스터 대학 내에 조성 중인 혁신 지구 ‘Sister’에 위치하며, 이곳은 1억6천만 파운드의 정부 투자가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입니다. 18만6천㎡ 규모의 상업 공간과 1,500세대의 주거 공간을 포함해 세계적인 혁신 클러스터로 변모할 예정입니다.

Sustainable Ventures의 CEO 앤드류 워즈워스(Andrew Wordsworth) 는 맨체스터 진출 이유로 두 가지를 꼽습니다. 첫째, 50억 파운드 규모의 디지털 테크 생태계를 보유한 급성장 도시라는 점. 둘째, 2038년 넷제로 목표 달성을 향해 ‘그린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는 또한 수소의 가능성을 강조하며, ‘Hydrogen Innovation Challenge’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맨체스터 발 수소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영국 최대의 첨단 엔지니어링 클러스터

클린테크, 디지털 기술, 바이오테크와 같은 신산업이 성장하는 한편, 맨체스터는 본래의 강점을 살려 영국 최대의 첨단 엔지니어링·제조업 클러스터로 성장해 왔습니다. 자동차, 항공우주, 방위산업, 전자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이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첨단 소재 분야에서는 직물, 코팅, 포장재, 복합소재, 경합금 등에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선도 기업과 연구진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상징적인 성과가 바로 그래핀(Graphene) 입니다. 우수한 전도성과 강도를 지닌 이 나노 소재는 배터리, 전자기기, 복합재료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으며, 그 발견 역시 맨체스터 대학의 두 명의 교수에 의해 이뤄졌습니다.

현재 맨체스터 대학은 유럽 최대 규모의 소재 연구 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그래핀의 응용 연구와 상용화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기관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National Graphene Institute는 그래핀 응용 연구에 특화되어 있고, Graphene Engineering Innovation Centre(GEIC) 는 기업을 대상으로 파일럿 생산 및 상용화를 지원합니다. 또한 Henry Royce Institute는 소재 과학 연구와 혁신을 전문으로 하며, 세 기관이 함께 세계적인 지식 집적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태계 덕분에 전 세계의 글로벌 기업들이 그래핀 관련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파트너십을 맺고 연구에 참여하고 있으며, 맨체스터는 명실상부한 첨단 소재 연구·산업화의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맨체스터 대학이 이끄는 학술과 비즈니스의 교차점

맨체스터가 스타트업의 집적지로 부상하게 된 배경에는, 지역에 뿌리내린 강력한 학술 인프라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연구에 머무르지 않고, 학문적 성과가 실제 비즈니스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체계가 잘 구축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대표적으로 세계적 연구력을 자랑하는 맨체스터 대학은 연구 성과의 사회적 구현을 담당하는 전담 조직인 Innovation Factory를 중심으로, 대학발 스타트업 창출과 지적재산(IP)의 사업화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Innovation Factory는 최근 5년간 약 2천만 파운드의 라이선스 수익을 창출했고, 45개의 스핀아웃 기업을 세우는 한편 총 2억7천만 파운드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Innovation Factory의 Gareth Jones 상임 매니저는 “맨체스터는 첨단 엔지니어링 분야에서의 역사와 실적이 풍부하고, 일본(→ 한국) 기업의 기술력과도 잘 맞는다”며 “현재도 히타치 등과 협력 사례가 있고, 앞으로 아시아 기업과의 연계를 더욱 강화하고 싶다”는 환영의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 대학은 졸업생과 젊은 창업가들을 위한 인큐베이션 센터 Innospace와 단기 창업 부트캠프를 운영하며, 창업 경험이 없는 이들도 안전하게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습니다. 또, 미디어·디지털 콘텐츠 분야에 강점을 지닌 살포드 대학은 학생들이 스스로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사업화 과정까지 체험할 수 있는 Launch@Salford 프로그램을 통해 실질적인 창업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대학·산업계·지자체 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연구 성과가 원활히 사회로 환원되는 구조가 마련되어 있다는 점은, 스타트업과 글로벌 기업 모두에게 매력적인 요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맨체스터가 한국 기업에 주는 사업 기회

맨체스터는 이미 Jaguar Land Rover, ARM, Siemens 같은 글로벌 대기업들이 거점을 두고 있으며, 다이킨·브라더·후지쯔 같은 일본 기업도 다수 진출해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 기업이 이 도시에서 찾을 수 있는 기회는 무엇일까요?

첫째, 탈탄소 전략과의 접점
맨체스터는 영국 정부 목표보다 12년 빠른 2038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관련 정책과 프로젝트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히트펌프, 수소연료전지, 그린수소 활용 등은 이미 한국 기업이 경쟁력을 가진 분야이자, 현지에서 실증과 사업화를 추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둘째, 사회·경제적 파급력이 큰 첨단 제조 기술
맨체스터는 영국 최대의 첨단 엔지니어링·제조업 클러스터로, 그래핀을 비롯한 신소재 연구와 상용화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의 배터리, 전자, 소재 기업과 높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입니다.

셋째, 글로벌 협업에 열려 있는 생태계
맨체스터 스타트업의 창업자 중 40% 이상이 외국 출신일 만큼, 다양성과 개방성을 갖춘 도시입니다. 이런 환경은 한국 기업이 현지 파트너를 찾고 글로벌 협업을 전개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넷째, 대규모 도시 재개발 프로젝트
올드 트래포드, 노스 맨체스터 병원, Holt Town 등 도시 전역에서 장기 재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이는 스마트시티, 친환경 인프라, 교통 솔루션 분야에서 한국 기업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사업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마치며

맨체스터는 산업혁명 시절부터 이어져 온 강력한 엔지니어링 기반을 바탕으로, 이제는 전자기기·자동차·에너지·화학 등 거의 모든 주요 산업 분야로 그 가능성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탈탄소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들을 지속적으로 배출하며, 유럽의 대표적 테크 허브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런던에서 기차로 단 두 시간 만에 닿을 수 있는 맨체스터는 한국 기업에게도 놓쳐서는 안 될 신흥 혁신 거점입니다. 현지 혁신 조직이나 대학과 직접 교류하며, 이 생태계를 새로운 기술 소싱 및 사업 기회 발굴의 장으로 적극 검토해 볼 만합니다.

또한 맨체스터 생태계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거나, 재개발 지구·대학 시설·그래핀을 비롯한 첨단 기술 연구기관을 직접 둘러보고 싶으시다면, 혹은 현지 미팅을 설정하고 싶으시다면 언제든 문의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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