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만이 글로벌 테크 업계의 중심 무대에 다시 올랐습니다.
올해 타이베이에서 열린 COMPUTEX에서는 엔비디아, AMD, 인텔, Arm, NXP, 퀄컴, 미디어텍, 슈퍼마이크로 등 글로벌 IT 기업 CEO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조연설을 했습니다. 단일 행사에서 이 정도의 라인업이 나온 건 흔치 않은 일입니다.
AI로 다시 주목받는 COMPUTEX
몇 년간 중국 상하이 MWC나 CES Asia 같은 행사에 밀려 다소 힘을 잃었던 COMPUTEX는, AI 붐으로 인해 다시 국제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었습니다.
대만의 반도체 중요성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올해 행사를 통해 AI 산업 성장의 토대가 바로 대만이라는 점이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엔비디아 젠슨 황 CEO도 “엔비디아의 모든 일은 대만에서 시작해 전 세계로 확산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증명하듯, 대형 투자 발표도 이어졌습니다.
- 엔비디아: 대만에 슈퍼컴퓨터 센터 2호 및 글로벌 HQ 검토
- AMD: R&D 센터에 약 1억5천만 달러 투자
- 아마존: 대만 클라우드 인프라에 수십억 달러 투자 계획
타이베이 네이후 테크놀로지 파크에 위치한 엔비디아 대만 오피스
반도체·전자산업의 심장
대만은 잘 알려진 대로 세계 전자제품의 생산기지입니다.
Asus, Acer와 같은 소비자 브랜드, Foxconn, Pegatron, Wistron 같은 ODM 제조사들이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을 포함해 거의 모든 디지털 기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글로벌 기업이 제품을 위탁 생산하거나 CE 기기에 기술을 탑재하려 한다면, 대만이 최적의 출발지가 됩니다.
스타트업의 가능성
동시에 COMPUTEX와 함께 열린 InnoVEX 전시회에서는 대만 스타트업들의 기술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 Turing Drive: 자율주행 솔루션
- TranX: 데이터 기반 AI 인사이트
- Profet AI: 가상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 ioNetworks: 교통 흐름 분석
- Aquivio: 친환경 음료 자판기
이들 기업은 이미 현지 고객을 확보했고, 이제 글로벌 시장 진출 파트너를 찾고 있습니다.
대만 서해안의 해상 풍력 단지
협력이 필요한 분야
대만은 자원과 인력이 제한적이어서 해외 파트너십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한국 기업에 열려 있는 기회는 다음과 같습니다.
- 에너지 전환: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해상풍력, 태양광, 수소 등 재생에너지 분야 기술 협력이 필요합니다.
- 용수 관리: 반도체·전자산업의 산업용수 수요 증가로 수처리·재활용 솔루션 수요가 큽니다.
- 디지털 전환: 일본처럼 대기업이 여전히 아날로그 업무에 머물러 있어, DT 솔루션의 상업적 기회가 큽니다.
- 사이버 보안: 자국 스타트업도 있으나, 국제적 보안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 헬스케어·바이오텍: H2U, Asia Pathogenomics 같은 스타트업이 성장 중이며, 정밀의료 협력에 적극적입니다.
소비시장으로서의 대만
많은 기업들이 대만을 ‘제조 파트너’로만 인식하지만, 내수 시장으로서의 잠재력도 큽니다.
- 인구 약 2,400만 명
- 2030년대에 GDP 1조 달러 돌파 전망
- 1인당 GDP는 이미 한국과 일본보다 높은 수준(IMF 기준)
마치며
대만은 이제 단순히 반도체와 전자 제조 중심지가 아니라, AI, 에너지, 소프트웨어, 바이오,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산업에서 글로벌 협력 기회를 찾는 곳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이 해외 진출을 고려한다면, 대만은 파트너·시장·테스트베드 세 가지 측면에서 모두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을 직접 확인하고 싶다면, 내년 COMPUTEX에 꼭 방문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대만 내 기술 협력 기회에 대해 더 궁금하신 점이 있으면, 스튜어트 랜달에게 연락 주세요. (stewart.randall@intralinkgrou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