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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MICON India 2026] 이제는 ‘진출 여부’가 아닌 ‘진출 전략’을 논할 때

작성자: 엘리아스 파렐 (Elias Paarel) | Sep 30, 2026, 9:07:20 AM

SEMICON India는 매해 그 규모를 거듭 확장해 가고 있다. 올해 뉴델리에서 개최된 행사에는 6개의 국가관과 12개의 인도 주 정부 부스를 포함해, 전 세계 52개국에서 600개 이상의 기업과 대표단이 참가했다.


하지만 압도적인 행사 규모보다도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인도 반도체 생태계의 빈틈이 생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메워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층 더 두터워진 인도의 반도체 공급망

과거와 비교했을 때 전체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에서 인도 중소·중견기업(SME)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반도체 설계(Design)는 인도 내수 생태계에서 가장 성숙한 분야다. 인도는 이미 탄탄한 엔지니어링 인재 풀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제는 현지 기업들이 자체 반도체 제품과 IP를 직접 개발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인도 정부의 ‘반도체 설계 연계 인센티브(DLI, Design Linked Incentive)’ 프로그램은 자국 기업, 스타트업, 중소기업들이 자금, EDA 툴, 프로토타이핑 및 설계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제조 및 패키징 분야 역시 순항 중이다. 타타 일렉트로닉스(Tata Electronics), CG 세미(CG Semi), 케인스(Kaynes), HCL-폭스콘 합작법인 등이 주도하는 프로젝트를 비롯해 여러 개의 반도체 팹(Fab)과 패키징 시설 구축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

 

타타(Tata)의 OSAT 시설 계획 

하지만 진정으로 놀라웠던 것은 이들을 둘러싼 주변 생태계였다.

현장에서는 밸브, 고순도 배관, 초순수(UPW) 시스템, 클린룸 자재, 안전 보호구(PPE) 등 반도체 생산 시설 구축 및 운영에 필수적인 유틸리티·부자재를 공급하는 수많은 인도 로컬 기업들을 만날 수 있었다. 대형 팹이나 칩 설계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명을 덜 받을 수는 있지만, 이들 기업의 등장이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반도체 후방 산업의 로컬 소싱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인도에 진출하려는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 시장 외부에서는 미처 파악하기 어려웠던 광범위한 공급망, 현지 기술 역량, 잠재적 파트너 풀을 즉시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전면에 나선 일본의 공격적 행보

인도 반도체 산업에 진출한 여러 글로벌 플레이어 중에서도 특히 일본의 존재감은 단연 독보적이었다.

전시장에서 지켜본 일본 기업들은 반도체 장비, 소재, 부품부터 제반 지원 기술에 이르기까지 해외 참가국 중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현재 일본과 인도는 공급망 구축, 투자, R&D, 스타트업 협력 등 반도체 산업 전반에 걸쳐 파트너십을 꾸준히 심화해 가고 있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스케일업(Scaleup) 기업들에게 매우 흥미로운 기회를 창출한다.

통상적으로 일본 기업들이 반도체 장비, 소재, 부품 및 공정 기술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면, 서구권 혁신 스케일업 기업들은 소프트웨어, IP, 센싱, 포토닉스(광학), 검사 장비 또는 첨단 제조 솔루션 분야에서 상호보완적인 역량을 제공할 수 있다. 즉, 서구권의 혁신 기술과 일본의 제조·산업 역량, 그리고 거대한 인도 내수 수요가 하나의 시장 안에서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SEMICON India 2026 부대행사로 열린 JETRO 세미나에서 ‘인도-일본 반도체 설계 파트너십’을 주제로 발표 중인 인트라링크 인도 지사장 제이 말릭(Jai Mallick)

 

물론 일본만 주목한 것은 아니다. 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스웨덴, 네덜란드 역시 공식 국가관을 운영하며 자국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투자 및 협력 기회를 모색했다. 올해 행사에만 공식적으로 6개의 국가관이 꾸려졌다.

참가국들이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했다. 그 어느 나라도 인도의 반도체 산업 성장을 ‘관전자’ 입장에서 지켜보고만 싶어 하지 않는다. 자국 기업들을 인도의 생태계 중심부에 확고히 자리 잡게 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투자 유치를 향한 인도 주(State) 정부 간의 경쟁

이러한 유치 경쟁은 인도 국내에서도 뜨겁게 펼쳐졌다.

타밀나두, 카르나타카, 마하라슈트라, 오디샤, 우타르프라데시 등 다수의 주 정부가 자체 홍보관을 마련하고, 글로벌 투자자들을 향해 각 주의 인프라 환경, 인센티브 정책, 전문 인재 풀, 산업 클러스터를 적극적으로 피칭했다.

그리고 이러한 기회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대형 팹을 짓는 대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각 주 정부는 반도체 설계, R&D, 패키징, 전자 제조, 장비 및 후방 지원 산업 전반에 걸쳐 투자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따라서 인도 시장에 진출하려는 해외 기업에게 ‘어떤 지역 클러스터를 선택할 것인가’는 고급 인재 확보, 타깃 고객 및 서플라이어와의 접근성, 인프라 품질, 주 정부 보조금 수혜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전략 요소가 된다.

초기부터 막대한 비용을 들여 대규모 단독 법인을 설립하기보다는, 기업의 기술 분야에 최적화된 생태계 인근에 거점을 우선 마련해 리스크를 줄이고 기회를 선점하는 실질적인 접근법이 필요한 이유다.

 
현장에서 기업들이 실제로 던진 질문

이번 전시회 내에서 진행된 비즈니스 미팅들을 통해 가장 가치 있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수많은 해외 기업들이 한목소리로 토로한 고민은 놀라울 정도로 명확했다:
"인도 시장에서 성장하고 싶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방법을 모르겠다."

기업들의 질문은 즉각적이고 구체적이었다. 어느 타깃 산업군을 먼저 공략해야 하는가? 현지 파트너사에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어떻게 하면 고객사에게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가?

이제 대다수 기업에게 인도가 매력적인 반도체 시장이라는 점을 설득하는 단계는 지났다. 지금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실현 가능한 시장 진입 경로(Credible Route)’다. 단순히 시장 잠재력을 설명하는 수준을 넘어, 현장에서의 실질적인 실행을 지원해야 할 때다.

 

사업 기회 발굴 → 우선순위 고객 식별 → 현지 파트너 매칭 → 시장 진입 및 타깃 접촉 → 첫 프로젝트 수주 → 본격적인 비즈니스 스케일업

 

SEMICON India 2026은 인도의 반도체 생태계가 대형 팹 건립과 정부 인센티브 발표를 넘어 훨씬 더 다층적이고 견고해지고 있음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혁신 설계 팹리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고, 패키징 역량이 빠르게 확충되고 있으며, 특화 부품·소재 공급업체가 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현지 거점을 구축하고 있으며, 인도 주 정부들은 이들을 위한 특화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인도가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의 담론은 확실히 바뀌었다. 이제 많은 글로벌 기업에게 질문은 더 이상 "인도에 진출해야 하는가?"가 아니다.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어떻게 이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구축할 것인가?"이다.

 

인도 반도체 시장 진출 및 비즈니스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면, 홈페이지를 통한 문의를 남겨주시거나 황익준 시니너 매니저 (dennis.hwang@intralinkgroup.com)에게 연락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