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인트라링크는 인도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 솔루션 기업 Valtrix로부터 한 통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회사는 반도체 기업이 CPU를 검증할 수 있도록 돕는 디버깅 툴을 개발하고 있으며, 특히 RISC-V CPU 코어 및 SoC 설계에 최적화된 고도화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복잡한 구조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수년이 걸릴 문제를 단기간에 찾아낼 수 있을 만큼 정교하고 유연한 기술이었습니다.
Valtrix는 전 클라이언트인 UltraSoc의 성공 사례에 영감을 받아 중국 시장 진출을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로 현지 방문은 불가능했고, 중국어를 구사하는 기술지원팀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곧바로 움직였습니다. 상하이 팀 일부를 ‘Valtrix China’로 전환하며 여러 도전 속에서도 본격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기술 언어로 신뢰 쌓기
우선, 팀은 Valtrix의 복잡한 기술을 완벽히 이해해야 했습니다. 당시 중국에서 RISC-V 아키텍처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었기에 짧은 시간 안에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야 했습니다.
우리 팀은 곧 Valtrix의 기술지원팀이자 중국 내 세일즈 부서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세 시간 이상 이어지는 기술 시연과 회의를 중국어로 진행하며 고객사와의 기술적 소통을 이끌었습니다.
낯선 외국 기업에서 믿을 수 있는 파트너로
처음 중국 시장에서 Valtrix는 낯선 외국 기업이었습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 구축이었습니다. 우리는 전국을 돌며 고객을 직접 만나 엔지니어부터 부서장, 부사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급에 맞춘 맞춤형 기술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빠른 피드백과 24시간 대응 체계를 유지하며 고객과의 신뢰를 쌓았습니다. CEO 역시 밤늦게까지 기술 문의에 직접 답하며, 다음 날 아침 고객사가 바로 상부 보고를 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자연스럽게 ‘성실한 파트너’로서의 평판으로 이어졌습니다.
인내와 서류의 힘
중국 시장에서는 제품 구매 전 무료 트라이얼과 PoC(개념 검증)가 필수적입니다.
통합 테스트만 수주가 걸리고 매출이 당장 발생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해외 기업이 이 과정을 주저하지만, Valtrix는 “중국 시장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었습니다.
한 주요 고객과의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무려 33차례의 미팅이 필요했습니다.
또 다른 국유기업과의 거래를 위해서는 100쪽이 넘는 중국어 기술 문서를 작성해야 했습니다. 그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인내와 꼼꼼함이 결국 결실을 맺었습니다.
성공의 도미노
꾸준한 노력과 중국 내 네트워크, 그리고 Valtrix의 글로벌 레퍼런스가 결합되면서 점차 중국 반도체 시장에서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첫 고객사를 확보한 뒤에는 관련 미디어를 통해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ICCAD와 RISC-V Summit China 같은 주요 행사에도 참가하며 입지를 넓혀갔습니다.
결국, 중국의 대형 설계사부터 글로벌 반도체 기업, RISC-V 스타트업까지 9개 기업과 협력을 체결했고, 7자리 수의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2024년 7월까지 4년간 이어졌으며, 그해 Valtrix는 미국의 EDA 기업 Synopsys에 인수되었습니다. 현재 Synopsys는 우리가 구축한 기반 위에서 Valtrix의 혁신 기술을 중국 시장 중심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