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원문은 영국 비즈니스 주간지 'Business Weekly'에 게재되었습니다. 원문보기
현재 인도는 AI의 급격한 확산, 온라인 서비스의 성장, 그리고 클라우드와 엣지 컴퓨팅의 보편화에 힘입어 근본적인 디지털 대전환을 겪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성패는 국가의 발전, 저장, 송전 및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동일한 속도로 확장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인도의 가속화되는 디지털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더 크고 전력 밀도가 높은 데이터센터 구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인도의 야심찬 목표는 명확하며, 이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제들은 글로벌 기술 혁신 기업들에게 거대한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혁신적인 기술과 운영 전문성을 갖춘 스케일업(Scaleup)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용량 확장뿐만 아니라 에너지 효율 및 지속 가능성 문제를 해결할 핵심 파트너로 환영받고 있다.
1GW에서 9GW로: 숫자가 증명하는 인도의 폭발적인 디지털 질주
현재 인도의 데이터센터 IT 부하는 약 1GW 수준이지만, 2030년에는 8~9GW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 전체 전력 소비량에서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현재 1% 미만에서 10년 내 3~6%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인도는 2030년까지 비화석 연료 발전 용량을 500GW까지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추진 중이며, 이미 260GW 이상이 설치되었다. 적절한 저장 장치와 송전 용량만 뒷받침된다면,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24시간 전력 수요를 재생에너지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정부가 밀어주고 시장이 당기는 '데이터센터 친환경 전성시대'
인도 시장의 긍정적인 신호 중 하나는 정책적 일관성이다. 인도 정부는 5MW 이상의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국가 기반 시설(Infrastructure)'로 공식 인정하여 기업들이 장기 자금을 유리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무엇보다 데이터센터 정책이 국가 전력 산업의 목표와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들과 인도의 선두 기업들은 이미 장기 전력 구매 계약(PPA)을 통해 대규모 재생에너지와 저장 장치를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계약은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가격 안정성을 제공하며, 데이터센터가 태양광이나 풍력 프로젝트로부터 전력을 직접 공급받을 수 있게 한다. 실제 PPA 가격은 kWh당 3~4루피 수준으로 일반 전력망 요금보다 저렴한 경우가 많아,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확실한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와 저장 장치(BESS): 인도 데이터센터를 지탱하는 든든한 뼈대
데이터센터는 이제 새로운 '재생에너지+저장장치' 및 '24시간 연중무휴(Round-the-Clock) 재생에너지' 입찰 시장의 핵심 고객(Anchor Customer)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태양광과 풍력을 배터리와 결합하여 안정적이고 연속적인 에너지 흐름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이들의 전력 요금은 kWh당 4.9~5.0루피 수준으로 책정되어 있으며, 이는 이미 가스 발전과 비교해도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수치다.
최근 배터리 가격의 하락과 더불어, 단독형 저장 장치 설치 시 자본 지출(Capex)의 최대 30%를 지원하는 정부의 보조금(Viability Gap Funding) 제도는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BESS) 입찰의 급증을 불러왔다. 이는 낮 동안 생산된 태양광 전력을 전력 수요가 높은 저녁 시간대로 옮기고,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24/7 전력 프로필'에 공급을 맞추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인도의 주요 데이터센터 허브인 뭄바이, 첸나이, 하이데라바드, 벵갈루루, 델리 NCR 지역이 송전망과 연결된 대규모 풍력·태양광 단지 조성 지역과 일치한다는 점도 큰 이점이다. 이러한 지리적 이점 덕분에 로컬 저장 장치를 결합한 재생에너지 계약을 통해 데이터센터 수요의 상당 부분을 충당하는 것이 기술적으로나 상업적으로 매우 용이해졌다.
장밋빛 전망 뒤에 가려진 현실적 도전 과제들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남아 있다. 이는 국가적인 차원의 문제라기보다는 주로 지역적, 구조적인 제약 사항들이다.
- 전력망 용량의 한계: 뭄바이나 첸나이 같은 데이터센터 허브의 고밀도 상업 지구들은 이미 변전소와 송전망의 한계치를 시험받고 있다. 전력망 업그레이드에 대한 병행 투자 없이는 지역적 정체, 재생에너지 공급 제한(Curtailment), 그리고 궁극적인 신뢰성 문제로 이어질 실질적인 위험이 존재한다.
- 저장 장치 보급의 초기 단계: 인도는 태양광, 풍력 등 풍부한 재생에너지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지만, 수 시간에 걸쳐 혹은 며칠간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멀티 기가와트 규모의 저장 장치 배치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 분야의 도입이 늦어질수록 피크 시간대에는 탄소 배출이 많은 석탄 기반 전력망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 토지 사용 및 규제 문제: 재생에너지 단지, 송전로, 데이터센터 캠퍼스 부지는 농업용지나 도시 확장 및 환경 보존 구역과 경쟁 관계에 있다. 이는 인허가 절차를 지연시키고 이해관계자 간의 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이 된다.
- 급격히 증가하는 용수 수요: 최근 분석에 따르면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의 물 사용량은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많은 시설이 물 스트레스(Water-stressed) 지역에 계획되어 있어, 직접적인 용수 소비뿐만 아니라 전력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접적인 물 사용량에 대해서도 엄격한 감시를 받게 될 전망이다.
글로벌 스케일업 기업들을 위한 기회의 문
인도의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요구하는 '24시간 클린 에너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2~4시간급 리튬 이온 배터리를 훨씬 뛰어넘는 저장 솔루션이 필요하다.
이러한 수요는 모듈형 컨테이너 시스템이나 핵심 광물 의존도가 낮은 화학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장기 에너지 저장(LDES) 기업들에게 거대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등지에서 등장하고 있는 이러한 최첨단 기술들은 인도 내 대형 캠퍼스의 자체 망(Behind-the-meter)에 설치되거나 그리드 연결형 재생에너지 클러스터의 일부로 활용될 수 있다. 이를 통해 몬순 기간의 긴 장마나 바람이 멈추는 시기에도 전력 공급을 안정화하여 진정한 의미의 '24시간 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냉각 기술 또한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인도 데이터센터 생태계에서 가장 빠르게 확장 중인 냉각 시장은 2030년까지 3배 성장이 예상된다.
고밀도 액체 냉각(Liquid Cooling), 액침 냉각(Immersion), 열관리 소프트웨어 및 첨단 폐열 회수 시스템 분야의 글로벌 혁신 기업들은 운영사의 냉각 에너지 사용량을 30~40%까지 절감할 수 있다. 이는 전력 사용 효율(PUE)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물 부족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폐쇄 루프(Closed-loop) 또는 저수 소비형 아키텍처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한다.
차세대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인도는 스마트 충전을 통한 에너지 최적화 및 고속 데이터 전송을 통한 효율성 제고 기술을 적극적으로 통합해야 한다. 글로벌 OEM과 스케일업 기업들이 활약 중인 칩, 랙, 빌딩 단위의 효율화 기술까지 결합된다면, 인도의 첨단 AI 데이터센터가 남기는 전력과 물의 발자국(Footprint)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새로운 기준
인도의 강력한 정책과 자본이 글로벌 혁신 기술과 결합한다면, 현재의 제약 사항들은 충분한 '성장의 발판'이 될 것입니다. 특히 장기 에너지 저장(LDES), 송전망 확충, 수냉식 냉각 등의 기술이 뒷받침된다면 인도 내 데이터센터의 대부분을 재생에너지로 가동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글로벌 스케일업 기업들에게 인도는 그야말로 보기 드문 기회의 땅입니다. 하이퍼스케일러의 강력한 수요, 명확한 탄소 중립 목표, 그리고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라는 세 박자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도가 차세대 데이터센터의 글로벌 표준(Reference Market)으로 도약하고 있는 지금, 혁신적인 역량을 갖춘 우리 기업들에게 인도의 문은 그 어느 때보다 활짝 열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