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흔히 ‘확장현실(XR)’로 묶이는 기술은 오랫동안 차세대 혁신으로 주목받아왔습니다. 어떤 이들은 PC나 스마트폰 혁명보다 더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말하기도 합니다. 다소 과장된 전망 같지만, 중국은 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현실화를 추진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중국 민간 기업들의 투자도 활발하고, 정부 차원에서도 정책적으로 XR을 밀어주고 있습니다. 세계 주요 XR 헤드셋 제조사 상당수가 중국 기업일 정도죠. 다만 소프트웨어·콘텐츠, 비즈니스 적용 영역에서는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이 부분이 바로 글로벌 기업들이 진입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급격한 성장세
중국 최대 리서치 기관인 CCID 컨설팅에 따르면 중국 XR 시장 규모는 2020년 61억 달러였으며 2023년 말에는 155억 달러 이상으로 두 배 이상 성장할 전망입니다.
KPMG의 ‘2021 중국 투자 동향 보고서’에서는 IT 및 정보화 분야 투자가 급증했고, 그중 VR/AR은 무려 544% 성장으로 가장 빠른 투자 확대를 보였습니다.
정부 주도 정책
중국은 제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에서 ‘디지털 중국’ 전략을 내세우며 XR을 핵심 육성 분야로 지정했습니다. 단순한 게임을 넘어, 메타버스 구현을 위한 기반 기술로 XR을 적극 육성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인프라 문제도 존재합니다. 메타버스가 요구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현재 네트워크가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이에 따라 5G 확산과 함께 XR 기술이 본격적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상하이, 장시, 난징 등 여러 지역에서는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를 구성해 기업·학계·전문가를 모아 XR, AI, 5G 같은 핵심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민간 기업 투자
중국 빅테크들도 XR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 텐센트, 바이두, 화웨이, OPPO, 핑안그룹 등 6개 기업은 최근 2년간 세계 XR 특허 출원 상위 10위에 들었습니다.
- 바이트댄스는 2021년 자국 최대 VR 하드웨어 기업 Pico를 7억7천만 달러에 인수, 퀄컴과 손잡고 XR 기기 개발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는 각종 XR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포트폴리오를 키우고 있습니다.
알리바바는 XR을 활용해 온라인 쇼핑 경험을 개선하려 하고, 텐센트는 메신저 내 가상 공간 소통 기능을 개발 중입니다.
다양한 적용 분야
XR은 단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산업 현장과 의료, 교육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 산업 훈련: 레노버의 AR 기반 전력망 교육 시스템은 신규 직원 훈련 효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 의료: 레노버의 ‘모닝스타 AR 글라스’는 외과 수술을 원격 실시간으로 중계하며, 원격의료 발전을 지원합니다.
- 교육·여행·영화 등 체험형 콘텐츠 분야에서도 활용이 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에게 다가온 기회
중국 XR 산업은 빠르게 성장 중이지만, 가장 큰 약점은 ‘콘텐츠와 소프트웨어’입니다. 하드웨어는 잘 만들지만, 사용자가 즐길 만한 고품질 콘텐츠가 부족한 상황이죠.
여기서 글로벌 기업들의 기회가 열립니다.
- 소비자용 XR 콘텐츠 제작 툴, 공간 컴퓨팅, AI 기반 솔루션
- 제조·연구·교육 등 B2B 현장에 바로 적용 가능한 XR 콘텐츠와 툴
- 5G 가속화 솔루션, 센서·배터리·경량화 기술
이런 영역에서 해외 기업들은 중국의 강력한 수요를 채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중국 XR 시장은 정부와 민간의 투자가 동시에 몰리며 거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격차는 여전히 크고, 바로 이 지점이 글로벌 기업의 진입 포인트입니다.
진입 장벽은 분명 높지만, 올바른 기술과 전략을 갖춘다면 리스크보다 보상이 훨씬 큰 시장임은 틀림없습니다.
👉🏻 귀사의 중국 비즈니스에 대해 논의하고 싶으시다면 마이클 비트코프스키 (mw@intralinkgroup.com)에게 연락바랍니다.
이번 글은 인트라링크 리서치 어시스턴트 낸시 도안(Nancy Doanh)의 도움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